다이어리

아침분리수거길. 뜻밖의 심쿵모먼트

오늘 아침, 뒹굴거리다가 분리수거를 하러 나갔다 왔다. 쓰레기를 털어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오는 주차장 길, 저 멀리서 장을 가득 봐서 걸어오시는 한 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앞서가는 아주머니는, 장바구니에 짐이 아주 가득가득~ 담겨 있어서 낑낑거리며 무겁게 들고 가고 계셨고, 뒤따라오시던 아저씨는 음료수 한 박스를 어깨에 턱! 메고 걸어오고계셨다.
어깨에 짐을 짊어진 아저씨가 힘겹게 걸어가는 아내분을 보시더니, 다급하게 던진 한마디.
"아 내놔, 내놔! 줘~줘봐, 까불지 말고 빨리 줘!"
무뚝뚝한 말투에 슬쩍 섞인 다정함, 츤데레의 정석 그 자체! 😂
하지만 우리 아주머니, 그 무거운 장바구니를 절대로 안 넘겨주시고 아저씨 말을 무시한 채 꿋꿋하게 낑낑거리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가셨다.. 아마 어깨에 음료수 박스 멘 남편이 안쓰러우셨던 거겠지? 🥺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부부와 딱 마주쳤다. 사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나를 보시더니 살짝 눈인사를 건네주셨다.
나도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 훈훈한 광경에 한마디 던져버렸다.
"뒤에서 보니까 두 분 너무 다정해 보이세요~! 무거운 거 서로 들겠다고 하시고..."
그 말을 들으시더니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동시에 멋쩍게 웃음을 지으셨다^^. 🤭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셋이 같이 탔는데... 아니 글쎄, 아저씨가 어깨에는 여전히 음료수 한 박스를 멘 채로, 그 무거운 장바구니까지 한손에 턱 들고 계시는 게 아니겠는가?!
아주머니가 옆에서 "바닥에 좀 내려놔!" 하고 걱정스럽게 말하셨지만, 우리 아저씨... "괜찮아!" 하면서 굳이~ 굳이 끝까지 들고 계셨다 ㅋ.
아까 내 칭찬 한마디에 어깨가 한 3cm는 더 올라가신 것 같았다. 역시... 남자들은 칭찬에 진짜 약하다니까! 🤣

아침 분리수거하러 갔다가 뜻밖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귀여운 장면을 목격하고 돌아오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까불지 말고 내놔"라는 거친표현 속에 담긴 남편의 마음, 그리고 어깨에 짐을 짊어진 남편이 걱정되어 무거운 짐을 끝까지 안 빼앗기려던 아내의 마음.
표현 방식은 각자 달라도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부부의 희생과 배려가 참 아름답고 따뜻해보였다. 그래, 저게 부부지~

또 하나는, "다정하셔요~"라는 낯선 이의 칭찬 한마디에, 어깨에 음료수 박스를 짊어지고도 장바구니까지 번쩍 들어 올리던 아저씨의 모습!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칭찬과 인정 앞에서 소년처럼 단순하고 순수해지는 심리가 있나 보다. 칭찬 한마디가 무거운 짐도 가볍게 들게 만드는 마법이 되었다. ✨
오늘 남편한테 폭풍칭찬 해줘야겠다^^
  • WIND 4일 전
    서로 아껴주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셨군요~
    훈훈한 이야기 덕분에 좋은기분에 설탕 한 스푼 더 넣은것 같아요 ㅎㅎ
    오늘 하루도 기분좋게 지내세요 ♧
    • 주인 3일 전
      네~귀여운 부부였어요^^
      설탕 한스푼 이라니.. 아주 달달합니다~♡♡
      윈드님도 늘 달달한 하루 되세요~~
  • 제이키친 5일 전
    저도 요즘 다정한 노부부나 이런 장면들에 시선이가요.
    꼬빙하님도 먼저 말을 거실만큼 좋아보이셨구나~
    어느집 신랑도 칭찬을 먹고사는건 같군요ㅎㅎ
    저도 알랑방구 좀 자주 떨어줘야 겠어요 😆
    • 주인 5일 전
      저도 낯을 많이 가리는편인데..저도모르게 말을 걸었어요ㅋ
      키친님은 존재자체가 알랑방구 입니다~~😄
  • 해피야옹 5일 전
    빙하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그 장면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그리고 내입가에 미소도 자동 장착되고요~
    남자들 다 비슷하구나...
    울신랑이랑 어머 똑같네 하면서 읽었어요
    칭찬과 배려속에 서로 그렇게 다정하게 살아가나봐요~
    저도 퇴근하는 남편에게 휴일에도 일하고 오는 남편 멋지다고 칭찬해줘야겠어요~~♡
    • 주인 5일 전
      야옹님부부도 엄청 다정한 모습으로 살아가시겠죠? 남편분께 칭찬 한바가지 해주세요~^^
      오늘아침부터 흐뭇한 모습보고 맴이 따뜻해 졌어요^^
← 목록으로